작가 : 슈테피 폰 볼프(Steffi von Wolff)
번역 : 이수영
출판 : 한스미디어
출판일 : 2007년 6월
가격 : 9,500원
내 멋대로 레벨링 : ★★★☆☆ (읽긴 잘 읽었는데 나 이거 왜 샀더라?)
내 멋대로 20자평 : 유럽인에 의한 유럽인을 위한 유럽 역사 동인질
가끔 지름신이 내릴 때가 있다. 그래서 어느 날 등 따진 택배 상자를 앞에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거다. "내가 이걸 왜 질렀더라?"
솔직히 내가 이 책을 왜 샀는지 모르겠다. 역사소설은 언제나 취향이었지만 요즘처럼 출판물들이 쁘띠 트리아농 뒷뜰에서 전원생활을 즐기
딱히 책이 별로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독일 시골처녀 릴리안의 일인칭으로 서술되는 중세 유럽은 끔찍할 터인 본래의 일상에 쓰디쓴 블랙유머를 듬뿍 뿌려, 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식피식 웃으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단지 이 책은 역사소설이 아니라 역사를 소재로 한 코미디였으니,
애초에 독일인이 쓴 독일인을 위한 역사 코미디라는 걸 감안할 때 번역은 심하게 불친절하다. 배배 꼬이다 못해 끊어진 파편이 흐트러진 책장을 헤치고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외국인을 위해서 간략하게나마 설명해줬어야하는 단어나 사건 상황이 좀 더 많았을 텐데.
...나는 그의 긴 이름을 외울 수가 없어서 말을 더듬었다.
"상태가 좋지 않은가요?"
"나한테 물으신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습니다."
긴 이름의 약제사가 대답했다.
"그래도 온 힘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완전한 이름으로 나를 부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두 분도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들은 그저 나를 파라켈수스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