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다 전통 인형이 좀 내 취향이더라. 가격이 무서운 것만 빼면)
1.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갔다 부산으로 되돌아와 대구를 찍고 서울 정든 내 동굴에 안착하는 4박5일의 여정이 무사히 끝났다. 시작과 끝이 심히 삽질이고 덥고 곤비하였고 이제 파놓은 구덩이를 메꾸는 천삽허리펴기 운동만 남았으나 그럼에도 내 인생 언제나 그랬듯 후회는 없다. 우후후.
2. 일상으로 돌아오는 게 생각보다 쉬워서 놀랐다. 지난 번 여행만큼 짐을 푸는 게 오래 걸리지도 않고 다리에 피로가 오래 매달려 있지도 않고 무엇보다 집을 맡아준 날개 달린 네발즘생 친구야들 덕분에 내 집이 내 집 같다. 더더욱 놀라운 건! 가기 전까지는 들리지 않던 알람이 오늘은 들렸다는 것. 의식적으로 피로를 풀기 위해 좀 더 자자고 생각해야할 정도였으니, 며칠간 아침 7시에 일어나 밤 11시까지 남의 나라 잘 달궈진 땅바닥 들이파고 다녔던 게 나름 효과가 있었나보다. 다행이다. 이제부터는 정말로 가열차게 일상을 살아줘야할 때니까.
3. 태만해서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좀 쉬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하루란 참으로 오랜만이라 신선하다. 이제부터 시작되는 무더위의 한달, 싸울 일이 쌓였고 속상할 일 괴로워할 일 울 일도 많다. 알기에 달아났고, 이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니 내게는 싸울 이유가 있고 싸울 의지가 있고 싸워야할 의무가 있다. 자, 와라. 네놈이 무엇이든 누구든 언제든 싸워주마. 매일 식고 자는 내게 후회란 없게 해주마. 와라, 싸우자.
4. 며칠이나마 낮 기온 33℃ 안팎이라는 동네에서 구르고 왔더니 내 발에도 더위를 견디는 자의 증표인 샌들 무늬가 새겨져 있지 아니한가 (유사품 손목의 시계 무늬도 있다 /음핫핫) 이로써 이번 여름, 적어도 며칠 간은 견딜만 하지 싶다. 아이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