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오한, 발열, 근육통. 네 알의 진통제를 손바닥 위에 놓고 잠깐 생각해본다. 이대로 잠인지 기절인지 모를 어떤 신천지에 이를 때까지 적절한 자학 수준의 통증을 즐기는 게 좋을까, 이놈들을 먹고 강제된 수면에 다다를 때까지 식도를 타넘어 기도까지 어른거리는 씁쓸한 약향에 몇 번이고 헛구역질을 해대면서도 내일이면 이제 나으려니 한가닥 희망을 품어 보는 게 좋을까. 여느때라면 언제는 이 계절을 몸살감기 없이 낫었던가 열띈 자조를 자장가 삼아 잠자리에 들었겠으나, 이제는 아파서 쉬는 것보다 아파서 일을 못하는 게 더 짜증나는 지경에 이르러 약을 먹었다. 꾸역꾸역, 아, 역해.
청소는 어젯밤에 끝냈고, 늦잠을 잤고, 눈이 내렸고, 일주일 치 장을 보았고, 저녁을 먹었고, 설겆이를 했고, 우리 착한 곰
그래도 이번 주만 버티면 다음 일요일 저녁은 온천이다. 그때까지 체력이 남아주길 바랄뿐.
매번 하는 말이라 이젠 스스로도 지겹지만 - 피곤하다...
ps. 집에 이모야들이 엄청 왔다 갔더니, 개쿰이 이모야들 있을 때 수준으로 놀아달란다, 아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