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놀기2006. 12. 8. 18:33
택배네 로비는 언제나 자이언트를 향해 웰커밍이랍니다~^ㅂ^//
자이언트 캐릭터 드디어 공개

의외랄까 당연하달까 미중년 룩스. 처음 보는 순간, 과연 미중년 패치 동굴곰은 잠시간, '너무 성급하게 접었나' 싶었다. 그리고 게임어바웃의 관련 기사와 지금까지 공개된 일러스트를 보고, 오히려 더 불쾌해졌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데브캣의 개발실장이라는 이모씨는 "여성 자이언트는 미관상 적을수록 좋다"는 말로 수많은 여성 마비 유저들의 심기를 들쑤셔놓았다. 그래서 저따위 헤비 유저 분석도 못하는 마초가 만드는 게임 따위 접길 잘했다고 내심 미련을 끊었더랜다. 헌데 막바로 공개된 자이언트 관련 일러스트들을 보면, 그런데 그 '미관상 적을수록 좋다'는 여성 자이언트 NPC는 글래머러스하고 강렬한 인상의 누님(여왕님?) 타입이다. 이건 아무리 봐도, 도저히 처음 받아들였던 것처럼 "보기 흉하니까 안 내놓겠다"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설마, "너무 예뻐서 차마 불특정다수 플레이어 캐릭터로 내놓을 수가 없으니 극소수의 NPC로 두겠다"는 의미는 아니었겠지.

이번 G6 업데이트 예정 자이언트 공개로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고 계시는 줄은 알지만, 솔직히 나 역시 자이언트 남성 캐릭터와 자이언트 지역의 분위기에 혹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 번 다시 에린에 돌아갈 생각은 없다. 내게 있어 G6는 개발자가 유저에게 날리는 혹독하고 적나라한 조롱에 불과해 보이는 탓이다. 지금 공개된 자이언트 캐릭터의 성별별 외모는, 차츰 마음이 떠나고 있는 마비노기 유저 내 동인인구에 대한 적나라한 조롱과 얄팍한 상술로밖에 안 보인다는 거다. "그래, 니네가 원하는 미중년 줄께. 엘프랑 잘 엮어서 좀 더 돈 좀 쓰렴. 아참, 니네는 여자니까 쭉빵한 누님 타입 여캐는 별로 안 필요하지?" 따위로 들린다는 이야기다. 내가 발언 당사자도 아니고 리딩 능력자도 아닌 만큼, 이건 어디까지나 내 억측이다.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당사자 혹은 신뢰할 만한 근거로 설득 당할 때까지는 지금 내가 느끼는 불쾌감은 쉽게 사라질 것 같지가 않다.

내가 벌써 햇수로만 5년에 다다르는 게임회사 인생에서 배운 게 있다면, 개발자는 결코 유저를 조롱해서는 안된다는 거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에, 온라인게임을 사이에 둔 특수한 대치 상태에서 상대를 바보 취급하거나 희화하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 그러나 결코,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더구나 '돈을 내고' 플레이하는 유저를 조롱해서는 결코 안되는 거다, 적어도 개임개발자라는 생물들은.

며칠 전 접고 나서 오랜만에 에린에 접속했다. 문득 몇년 전 갓 상용화가 시작된 에린에서 기대감이라 부르기에도 희미한 두근거림과 함께 이웨카와 팔라라가 번갈아 뜨고 지는 대지 속에서 호흡하던 때의 감정이 안타깝게 멀어지는 그 느낌에, 정말로 잃어버린 무언가에 잠시간 현실감각을 잊었더랬다. 그것이 지금 마비노기가 내게 불러 일으키는 애틋함이다. 한낫 온라인게임이, 한때 생활의 일부였던 그것이.



ps. 트랙백을 날리고,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미리 말해둡니다만, 저는 이번 자이언트 의 업데이트를 반기시는 분들에 대해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저 역시 이번에 공개된 자이언트 스프라이트를 보고 굉장히 끌렸으니까요. 만약 이전의 미관상 운운하는 발언만 없었다면 이 포스팅은 업데이트 즈음해서 컴백하겠노라는 광희난무의 글이 되었을 겁니다.
pps. 기왕 마비노기 관련 포스팅을 한 김에 세어보았다.
처음 마비노기를 시작한 날은 2004년 8월 5일, 처음 유료 결재를 한 날은 2004년 8월 7일.
유료 결재가 끝난 날은 2006년 11월 30일, 유료 결재자였던 기간은 876일.
3년 동안 마비노기에 결재한 금액은 총 795,940원.
'04년 결재 금액 135,900원, '05년 408,960원, '06년 251,080원.
그간 구입한 캐릭터 카드는 48장, 베이직 2장, 프리미엄 28장, 프리미엄 엘프 1장, 펫 17장.
...그간 생활처럼 애착을 가졌던 시간과 정성은 이렇게 계산이 안되지만 (웃음)
Posted by 동굴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