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들락날락2006. 11. 4. 21:42
실제 출발일은 10월 20일 저녁, 도착일은 23일 새벽 - 2박4일의 소위 '올빼미여행'이다. 목적지는 도쿄, 동행은 동생 곰탱이, 목적은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본 적 없는 곰탱이가 더 이상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없는 신분이 되기 전에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찍는 것. 내 신분도 일어를 읽을 수는 있어도 말할 수는 없는 곰탱이를 위한 가이드였던지라, 딱히 반드시 어디를 가야한다든가 사야한다든가 하는 것 없이, 이틀 내내 안달하거나 헤메이거나 달리는 일 없이 (무려 닫히는 비행기 문을 향해 슬라이딩한 적도 없다!) 남들 다 가는 관광스폿이나 클릭하며 저기 가 보고 이거 먹어보는 팔자 좋은 초보 관광객 신세를 즐기다 돌아왔다. 응, 나쁘지 않았어, 꽤 재밌었다구 (끄덕끄덕)

사실 이번 여행은 좀 무리수가 많았다. 나는 지난 회사를 쉬고 다음 회사로 가기 전의 단 일주일뿐인 짧은 휴식 중에, 곰탱이는 무수히 날린 입사지원서가 몇배로 되돌리는 카운터어택이 심신이 지쳐가던 참이었으니까. 심지어 출발 전 차분하게 여행계획을 짤 여유조차 없었다 (토요일이 마감인 원고를 밤새 작성하고 출발 3시간 전에 지인에게 떠맡기고 돌아오는 길에는 정말이지, 다 때려치고 자버릴까 싶었다...) 하지만 가기로 했고, 못 갈 이유도 안 갈 이유도 없어, 기왕 이렇게 된 거 되는데까지 즐겨보자고 '지르는' 마음으로 공항버스에 올랐던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불출한 엄마외삼촌이 집나간 동안 쿠미 시터를 해준 토끼아빠에게 감사를 /꾸벅)

Posted by 동굴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