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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The Host, 2006)>

동굴곰 2006. 7. 31. 17:25

1. 예전에 처음 <괴물>에 대해 들었을 때 농담처럼 했던 소리가 "구슬이 뿌린 데가 한강 둔치인데 혹시..."였는데, 거기가 바로 원효대교였다(아이고-)

2. 내가 꾸는 악몽 중 하나가 수술 도중에 마취가 풀리는 건데, 아예 마취도 안 하고 수술을 하다니 (그것도 뇌수술을!!) 살아남은 박강두의 생명력이 가히 괴물급 -ㅅ-乃

3. 박씨 가족이 모여서 야참 먹을 때 스르르 나타나던 현서. 사실 좀 무서웠다;ㅁ; (처음에는 홈리스 꼬마가 피칠갑 되서 나타나는 거 아닌가 했음;) 하지만 식구들이 저마다 당연하다는 듯 한 젓갈씩 애 먹이고 아예 컵라면 새로 뜯는 거 보고 감동했다. 그래, 저게 바로 가족이라는 거지. 뭐가 됐든 제일 끄트머리 애새끼는 거두고 먹이고 입혀야하는 것.
같은 맥락에서 박강두가 세주(?)를 거두는 것도 납득이 갔다. 그래, 얘는 현서가 데려온 우리 둘째인 걸. 그렇게 정은 이어지고 인류라는 종은 존속하는 게지.

4. 운동권 선배가 어떻게 제도권 대기업에서 월급 받아먹으면서 카드빚 내가며 사는지에 대한 신랄한 대답.

5. 남주가 숨어 있던 곳, 설마 동호대교는 아니겠지?;; 시뻘건 철근 휘감은 다리가 그거 말고도 좀 있었던 거 같은데...

6. 음악에 김병기씨라길래 중딩 시절 멋 모르고 들었다가 기겁했던 <라비린스>를 떠올린 나는 과연 생존본능이 있었다. 무서운 사람, 어떻게 된 BGM이 들릴 때보다 안 들릴 때가 더 무서워 ㅠ.ㅠ

7. 반년 뒤(였던가;) 텅빈 한강, 더 둥지스러워진 가게, 일견 과민반응 같은 엽총, 그리고 엔딩롤 마지막의 그 '소리'. 역시, 6년 동안 한강이 품었던 괴물은 그 아해 혼자만은 아닌 모양이다.



...여기까지 쓰다 닫았다가, 이대로는 계속 쓸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감상 쓰자고 다시 볼 영화도 아니라 그냥 오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