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읽은 라이트노벨 감상, 몰아서
<흔들리는 세계의 조율사 1>
- 츠모리 토키오 저 / 야마노 아야네 일러스트 / 이슈노벨
- 마음을 비우고 본다면 평이한 환타지...랄 수 있는데, 과연 몇 페이지까지 마음을 비울 수 있는지가 관건 /웃음
- 작가가 확실히 변했는데, 내 입장에서는 '맛이 갔다'의 벡터인지라, 아직도(!) 래핑을 뜯지 않은 <삼천...> 13권을 볼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아 orz
- 주변에 2권을 사서 1권을 가져가주시는 조건으로 빌려갈 용자가 없는 듯 하니 그냥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포스팅이 오픈되기 전(...) 지인에게 양도 완료
<칼리 1>
- 타카도노 마도카 저 / 쿠라모토 카야 그림 / 시드L노벨
- 미묘하다. 1권도 빌려보긴 했지만 2권도 빌려주면 어쩌면 볼지도? 수준으로 미묘하다...
- 애초에 ['뒷동산의 왕자님' 플래그(爆)를 품은 채 백합 떡밥을 덥석 문] 히로인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백합 왕자님"이라는 복선]이 있어 줘야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거야말로 [복선을 위한 복선, 복선을 위한 소설]이니 어색할 수밖에...음, 역시 그런 거야 /주억주억
- 그런 의미에서...대체 이 소설의 어디가 '빅토리안 러브 스토리'인지 묻고 싶...아니, 듣고 싶지 않...음, 2권도 빌려볼까(...야;)
- 처음 표지를 봤을 때부터 히로인 샬롯이 누구와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머리만 검정이면 딱 <프리티 보이>의 양배추 후배양일세 /걀걀
- 일어의 루비, 혹은 윗첨자의 한국어 표기는 일어 원문을 번역할 때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겠지만, <칼리>처럼 대놓고 윗첨자로 표기한 건 (수 년 전 국민학교(!) 도서관에서 본 이래) 처음 본 거 같다. 이게 무슨 <레진 캐스트 밀크>도 아니고. 고작해야 '작가주' 레벨에 윗첨자라니, 번역자와 편집자 어느쪽의 태만을 탓해야할지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성의도 개념도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것이 영 거슬렸다.
(그러고 보니 시드L노벨 모 소설의 '일본해' 표기 파문도 이 책 나올 즈음 아니었나?)
<그녀는 교주다 1>
- 김인현 지음 / 은주 일러스트 / 시드노벨
- 발매 시기와 광고 카피 덕분에 <GGG>와 비교됐었는데, 딱히 그거 아니었어도 비교될 만하긴 하다. 그러므로 이런 유사한 작품을, 그것도 <GGG>를 먼저 내놓은 시드노벨 편집부의 마케팅 미스에 삼가 애도를 /풉
- 사실 초반 [여주인공 '교주'가 기적을 행하는 상황]이 너무 역겨워서 확 그만 읽을까 했다. 하지만 사람은 발전하는 생물이라, 초반 "완독불가" 스트레이트 플러쉬를 꿋꿋이 이겨낸 나님은 단지 까기 위해서도 완독할 수 있는, 실로 한 차원 업글된 생물이 되셨다는 이야기 (음핫핫)
- 이건 뭐 학원물도 아니고 연애물도 아니고 이능배틀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치유계나 사회고발물(...)도 아닌 것이, 그럭저럭 되는 필력으로 얼버무려져 있길래 한 권 끝까지 다 읽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것다.
-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는 남주와, 오직 그 순간 그 말을 해서 그 상황을 만들기 위한 패널로 존재할 뿐인 조역들도 끔찍하지만, 가장 어설프고 조악한 건 역시나 주인공 '교주'. 얘가 가진 능력이나 출생 배경은 차라리 소설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겠는데, 그런 능력을 가지고 그런 집안에서 태어난 애가 어째서 지금 이런 캐릭터로 존재하는 거지? - 라는 의문이 든 순간, 이미 얘는 '그릇된'(爆) 거다. 뭐, 남주라고 그렇게 제대로 된 거 같지는 않지만.
-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계몽하거나 교화하거나 구원하겠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오만이다. 이 책은 제대로 맛이 간 '가진 자'의 오만이 어설프게 맛이 간 '가지지 못한 자'에게 끼치는 민폐에 대한 보고서인가.
- 아무래도 시드노벨은 신작 나오는 족족 '1' 붙이는 버릇 좀 어떻게 해야겠다. 일본은 보통 단권으로 내서 반응 보고 2권 내려고 1권은 숫자 안 붙인다고 들었는데, 자기네가 선별해서 낸 책은 다 2권 나올 정도로 반응 좋을 거라고 자신하는 것도 좀 편집부의 오만 아닌가? (지금까지 시드노벨이 걸어온 행보를 보건데 언제나 '안목부족' 4글자를 다느냐 마느냐의 기로 아니었던가...)
<꼬리를 찾아줘! 1>
- 강명운 저 / Cherrypin 그림 / 시드노벨
- 이 책이 의외로 괜찮게 느껴진 건, <그녀는 교주다>를 읽고 났기 때문인가! 그러면 <그녀는...>도 <GGG>를 읽기 전에 읽었다면 괜찮았을까? 지금의 나라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읽어도 되지 않을까? 여러모로 컬쳐쇼크가 느껴진다(...)
- 작가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명확히 알고 있다는 점에서 압승. 비록 그 하고 싶은 말이 18금일지라도(...)
- 역시 난 까는 글은 길게 써도 좋다는 글은 짧구나 (한숨)
<망향교회 1>
- 이효원 저 / 고진호 그림 / 시드노벨
- 우와, 민망하다. 문장을 음미할 틈도 없이 훌훌 넘겨버리는 바람에 30분만에 다 읽을 정도로 민망하다. 으아아, 이 어색하고 어설프게 겉멋든 대사와 상황의 연속이라니...영어권 관용어를 빌리자면 대문자로 쓰고 싶을 정도로 민망해!!!
- <그녀는 교주다>에서도 말했고 그 전에도 분명 말한 적 있을 거고 나중에도 또 다른 소설에 대고 말하게 되겠지만(OTL) '오직 그 순간 그 말을 해서 그 상황을 만들기 위한 패널로 존재할 뿐인' 캐릭터는 정말로 끔찍하다. 게다가 그 패널 민망하게 생겨먹기까지 하였으니, OMG.
- 할로윈과 블라인드 가디언, 랩소디로 어설프게나마 멜로딕 스피드 메탈에 귀를 담궈본 적 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잉베이 맘스틴은 안 들어봐서 얼마나 헤비한지 모르겠지만, 착한 어린이이가 들으면 안되는 음악은 아니라능! 나의 멜로딕 에픽 바로크(...)는 그렇지 않다능!!
- 삽화가 <크로키POP>의 작가였다. 이제 이름 기억해놔야지.
슬슬 책장에서 읽지 않은 책을 세기가 무서워지고 있다. 아직도 라노벨에만 <싸우는 사서...>두 권과 <문의 바깥>, <K.O.G. close>, 그리고 내 용자의 증거 <해한가 2>가 남아 있...아우, 진짜 안 읽은 책에 표식을 단 다음 그게 내 책장에서 다 없어질 때까지는 새 책을 안 사야 해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