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뮤지컬

'시키' 대표 인터뷰 - 부제 : 점점 재밌어지는 걸 :3

동굴곰 2006. 6. 8. 12:29

'일본 향한 미움 잘 알아 뮤지컬이 진정제 됐으면'


"문화 침략이 아니다. 수천년간 한국을 통해 문화를 받아들인 데 대한 보은(報恩)이다."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가진 일본 극단 시키(四季)의 '라이언 킹' 제작발표회장. 아사리 게이타(73.사진) 대표는 잔뜩 몸을 낮추었다. 시키는 2년간 논란 끝에 10월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 개관작으로 화려하게 한국에 상륙한다. 게이타 대표는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한듯 '문화 교류'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에서 번 돈은 절대 일본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몽땅 한국 뮤지컬 시장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왜 한국에 진출하려는가.

"세 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 한국 배우로 한국어로 한국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시키엔 한국 배우가 60명가량 있다. 둘째 실력 위주의 오디션이 한국에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 한국은 지나치게 스타 시스템에 의존한다. 셋째 티켓 가격을 낮춰 뮤지컬 대중화에 일조하고 싶다. 이번 공연은 최고가 9만원, 최저가 3만5000원이다. 기존 대형 뮤지컬보다 훨씬 싸다."

제대로 된 번안, 실력 있는 배우, 대중적인 가격. 국내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국내 제작사에게 이 너무나 기본적인 사항을 바래본 적이 있을 터. 무려 일본 제작사의 대표가 저런 말을 하는 게 당연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침략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냐, 진짜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 다 큰 어른들이 -ㅅ-


-2년 전 한국에 진출하려다 번복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개인적으로 40여년 전 한일 국교 정상화 논의에 일부 참여했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일본을 미워하는지 잘 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문화 교류가 중요하다. 시키의 한국 진출도 그런 차원이다. 2년 전엔 반발이 컸지만 최근 공연을 해달라는 부탁이 많아지는 등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2년 전에는 표값이 얼마나 비싸질지, 공연 퀄리티가 얼마나 낮아질지 몰랐거든요...진짜로 -ㅅ-
(2002년 오페라의 유령 이전까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공연 레벨을 아는 국내 팬들이 그리 많지 않았을 거라는 데 앞발 건다. 그간 국내 제작사들은 국내 팬들의 시야를 넓히고 기준치를 올리는 데에는 기여했으면서, 정작 그 시야와 기준에 부합하는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했던 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샤롯데가 시키의 전용 극장이 되나.

"절대 그렇지 않다. '라이언 킹' 이후 해외 뮤지컬을 수입해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어린이 연극도 하고 싶고 '햄릿' 같은 정극도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고 김수근(건축가)씨가 만든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싶다."

...그런 장소가 있는 줄은 저 오늘 첨 아라써융 orz 그럼그럼,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무슨 뮤지컬 극장이야-ㅅ-



-제작비는.

"1년 기준 215억원이다. 1년 정도 공연하면 손해는 크게 안 볼 것 같다. 관객만 많이 든다면 3년도 가능하다."

1년이랩니다, 1년. 누구는 저 가격에 1년 공연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고, 누구는 30% 비싼 가격으로 3개월 (추정) 공연해서 공연깡을 때려댔답니다. 아씨, 진짜 그간 국내 제작사들이 변명이라고 해댔던 걸 생각하니 새삼 이불호청으로 녹색라이트 비칠 때까지 때려주고 싶어지네...



-지금까지 한국엔 뮤지컬 전용 극장이 없어 티켓도 비싸고 시장도 좁았다고들 말한다. 동의하나.

"24년전 '캣츠'를 시작할 때 일본에서도 공연은 3개월이 고작이었다. '캣츠 씨어터'란 가설 극장을 지어 현재와 같은 전용 극장이 생기는 발판을 마련했다. 전용 극장 탓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프로듀서가 모험심을 발휘해야 한다."

아저씨 짱드세요 -ㅅ-乃


-한국 배우들의 역량은.

"12년전 한국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공연했고, 이후 한국 배우들을 뽑아왔다. 그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

1953년, 50하고도 3년 전이랍니다, '한국 뮤지컬 40년을 기념해서 2006년 2월 창단'하신 한국뮤지컬협회 여러분-ㅅ-
까놓고 말해서 반일감정이 불공정한 방법 맞지. 그걸로 그간 국내 팬들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고 배 좀 불렀으면 이제 열심히 뗘다닐 때가 되지 않았남?



...하도 구구절저 맞는 말만 해대서 진짜 우너츄~ 날려주는 거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저 영감님이 옳다는 게 아니라, 저런 지적을 받고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재 국내 뮤지컬계의 상태가 한심하고 부끄러운 거다. 언제까지나 목마른 관객 핫바지 삼아 '니 지갑은 내 거 내 수입은 내 거' 소리나 하면서 세세청청 살 생각이었나. 진짜 더 이상은 뻔뻔스럽게 굴지 말아줬으면 한다...


ps. 일본 극단 "시키" 국내 진출 논란
하지만 우리 공연계의 숙원이었던 첫 뮤지컬 전용 극장을 일본 극단이 장기 공연한다는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호진, 한국뮤지컬협회장] "시키처럼 거대한 자본이 롯데가 제공하는 극장에서 장기상연 체제로 들어가면 근본적인 우리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

전문가들 역시 이제 겨우 뿌리 내린 우리 뮤지컬 시장 환경을 우려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원종원, 뮤지컬 평론가] "외국 작품을 가져다 그 입맛에 맞춰 올리면서 소비시장으로 국한시키고 창작으로 발전시키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
언제는 뮤지컬 전용 극장이 없어서 작품을 무대에 못 올렸나? 도대체 '근본적인 우리 시장'이라는 게 뭔지 먼저 정의한 다음 주장을 해줬으면 한다?
특히 소위 뮤지컬 평론가라는 원모씨, 댁이 누군지는 모르겠으나 말 잘못 하셨소 -ㅅ- 댁의 말만 들으면 지금까지 국내 뮤지컬 제작사들은 외국 작품 한국이 입맛에 맞춰 올린 적 한 번 없고 불타는 예술의 혼으로 창작 작품만 저렴하고 탁월한 퀄리티로 공연해온 줄 알겠소. 지킬&하이드에 아이다, 맘마 미아, 오페라의 유령, 아이러브유, 찰리 브라운, 드라큘라, 알타 보이즈, NDP에 렌트까지, 국내 제작사들이 국내외 캐스팅으로 때려댄 대형 뮤지컬 중에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창작이 어딨는데? 명성황후 이야기 꺼내면 조낸 사랑으로 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