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심히 안 좋은 관계로, 나중에 정신 멀쩡할 때 수정하기로 하고 간략히 적음.
나의 <렌트>는 이러치 않아!! 사과하라는! 신시는 반성하라는!!
보러 가기 전부터 이 소리 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로 첫 시작부터 의자에서 주르륵 미끄러지도록 좌절스러웠다. 게다가 오늘의 로저는 신동엽도 아니고 김명준인가, 3/4 이후로 투입된 더블이던데, 캐스팅 소개된 거 보니까 그 전에는 앙상블이었던 듯. 이 사람, 노래를 못 하는 건 아닌데 음량 조절이 안되어서, 절대로 앞으로 100년은 더 살 것 같은 튼튼한 로저를 들어버렸다OTL 오히려 마크역의 나성호가, 가수 출신으로 뮤지컬 필모는 이번이 처음인 것 치고는 노래도 잘 하고 연기도 잘 하더만. 게다가 이쪽이 더 병자 같아! 둘이서 Holloween인가 그 다음 곡인가에서 싸울 때는, 우와, 잘 하면 로저가 마크 치겠더라? 원년 멤버들은 어땠나 몰라도 최소한 내가 본 '04 렌트의 김수용씨는 분장 안 해도 뱃보이 같은 창백한 동안에다(...팬 맞거든요?)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 보이스였는데, 이 로저는 너무 우람하고 짱짱한 목소리라서 들을 때마다 괴롭거나 웃기거나. 게다가 미미역의 고명석은, 필모 보니까 예전에 모린했다는데 그게 언젠지 모르겠다. 미미 치고는 너무 짱짱한 목소리에다 (오히려 고음 때는 가성이라 안 그런데 중저음 때가 너무 짱짱해서 메가박스 1관 갈 때마냥 mp3p 접속 끊은 이어폰을 귀에 꽂아줘야 했다;) 19살로 안 보여! 로저보다 열 살은 더 들어보여! 덕분에 로저가 미미 쫓아낼 때 이건 무슨 "누님 촘 가주세염" 분위기 OTL 모린역의 조서연은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딱히 뭐라 단점이 두드러지는 건 아닌데 (내 감각으로는 Take Me or Leave Me에서 스스로 말하는 것보다는 더 고급스럽달까, 좀 애매하긴 하지만, 뭐, 그런 모린도 있는 거지, 라고 치고...) 조앤 역의 전문지랑 안 맞다. 절대로 저 두 사람은 아웅다웅 투다닥 러브 분위기가 안 난다. 이만큼이나 서로 안 어울리는 레즈 커플은 처음 본다. 당신들, 빨리 헤어져라. 그게 서로를 위해서도 주위를 위해서도 좋다. 응? 서로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연기도 못한다고? 그럼 그렇지(...) 같이 간 K양이 베니역의 박성환이 너무너무너무 노래를 못 해서 괴로웠다는데, 나중에 필모를 보니 <지킬&하이드>에서 집사였단다. 그럼 그렇지, 당신 절대로 그 '새파랗게 젊은 주제에 늙은 목소리 꾸미는 거 듣기 괴로웠다'고 내가 쥐어뜯었던 그 집사일 거다. 그나마 참을 수 있었던 건 콜린의 최민철씨랑 엔젤의 김호영씨. 이 사람들은 내게 티켓파워가 있는 몇 안되는 배우들이라서, 특히 김호영씨의 엔젤은 물이 오를대로 올랐더라. 근데 다리는 파티마급인데 어떻게 팔뚝이 그리 우람합니까, 과연 남자란 신기한 동물(...) 하지만 이 사람들로도 커버가 안되는 건, 역시 각오하고 갔지만 괴로웠던 그놈의 가사. 가사. 가사. "원송글로리 내 노래를 찾겠어" 라든가 "갚을 수가 없어 올해 렌트를"이라든가 모린이 조앤을 부르는 의미불명의 "뿌끼"라든가OTL 모린이 한 것만으로도 괴로운데 미미가 깨어나는 순간 중얼거리는 "점프 오버 더 문"은 정말이지...이딴 공연 방해 안 하려고 기관지가 너덜너덜 해지도록 기침을 참으며 하늘보리를 퍼마셨던 내 노력은 대체 뭐가 되냐고! <- 하도 오래 전에 예매한 거라 이미 표값에 대한 분노는 하늘보리밭 저 너머로~
...아무튼 이번 공연은, 최소한 렌트라는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있으신 분께는 추천해드리지 않겠다. 뮤지컬 작품 자체에 대한 애정과 최민철씨 or 김호영씨에 대한 애정을 저울질한다고 해도 전자가 너무 참혹하다. 앙상블이 들어오는 합창은 가사가 하나도 안 들리고, 그나마 들리는 가사는 맨하튼 슬램가 거지 발싸개마냥 영어가 덕지덕지 붙었고, 게다가 주역급이 저마다 아귀가 안 맞아서 따로 논다. 연출가부터 우선 가드 올리라고 해야할 듯. 흑흑, 그 연출, 절대로 당신 콜린x마크 커플링 미는 거지? 요즘 들어 "나의 **는 이러치 아나!" 라고 외치는 공연이 점점 늘어나는 거 같아...(쿨럭쿨럭)